방학을 맞이하여 한 달가량 식구들이 있는 미국을 다녀왔다.

출발하기 직전까지 한국에서 일이 너무 많아 거의 아무준비도 없이 출발하게 되었는데

도착하니 식구들이 꽃다발을 준비하여 마중을 나와 있었다. 정말 계획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떨어져 지낸지 거의 1년이 되어간다. 내가 없는 동안 힘들게 이사한 집은 무척 마음에 들고 햇빛이 따사로운 데다 앞의 풍경까지 예쁘고 쾌적한 집이었다. 눈이 아름답게 쌓여있는 경치를 보면서 도착한 첫날 하나님께 말씀드렸다. “하나님. 이곳이 너무나 좋아요. 식구들이 있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이곳에서 그냥 살고 싶어요..” 하지만 그 마음은 금새 하나님이 있으라고 하신 곳에 있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집에서 식구들을 실컷 보는 것만으로 행복해서 자꾸만 식구들에게 달려가서 쳐다보고 그동안 못해준 한국음식을 요구하는 대로 하다 보니 문밖에 나가지 않는 날도 허다했다. 민태와 해인이는 한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다 오누이 관계이기 때문에 자랄 때 서로에게 섭섭하게 행동할 때가 종종 있었는데 이제는 서로를 잘 격려해주고 이야기도 많이 주고받는 관계가 되어 있었다. 남편은 내가 도착하자마자 2-3일 지나면서 심하게 감기몸살을 앓았다. 미국생활 6년중 그렇게 아파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그동안 힘들었던 것, 그리고 아무래도 많은 일을 혼자 감당하느라 체력이 많이 떨어진 모습을 보니 얼마나 안타깝던지. 또 해인이는 미술대학을 지원하느라 해야 할 일이 많은데 혼자서 의욕적으로 잘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기특하고 예뻐서 설거지하다가도 뛰어올라가 해인이가 그림 그리거나 일하는 모습을 실컷 보곤 하였다.

한국으로 오기전날 주일예배를 가면서 아무래도 하나님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하나님. 이제 한국으로 가요. 저에게 하나님 말씀을 주세요.”

말씀은 하나님은 선한 의도를 가지시고 자녀를 양육하시며 테스트를 하시는 목적은 우리를 더욱 강하게 키우시기 원하시며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잘 알게 하려고 하신다는 내용이었다. 말씀 하나하나가 주님께서 내게 깊이 말씀하시고 있는 듯 마음에 새겨졌다. “미라야. 네가 지금은 힘들지만 너를 더욱 강하게 키우려는 목적이 있단다.”하시면서. 다음날 아침 미국을 떠나는 날 큐티 본문은 야곱이 하란으로 가는 장면이었다. 거짓말을 하고 도망자로 밤에 혼자 있는 그 심정은 어떠했을까. 들짐승이 나타나 물려 죽을 수도 있고 외롭기도 했을 텐데. 하지만 주님은 결코 그를 혼자두지 않으시고 사닥다리가 있고 천사들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멋진 장면을 보여주신다. 그리고 우물에 다가갔을 때 만나야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인도하신다. 공항으로 가면서도 계속 그 본문은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려졌다. “ 너 힘들다고 생각하는 그 시기에 나와의 깊은 관계를 갖도록 해 줄게. 그리고 너를 지키고 너에 대한 멋진 계획으로 인도하는 하나님을 보는 경험을 하자.”

하나님의 계획과 의도는 점점 나를 압도하였고 감동시키셨고 감사하게 하셨다. 공항에서 긴 시간 기다리는 그곳에 주님은 나의 마음을 만지셔서 마치 엄마뱃속에 있는 것처럼 평안했고 마음이 벅차게 하셨고 하나님의 사랑에 도취되었다. “그래. 하나님께서는 선한 의도로 날 키우실 것이고 멋진 계획을 가지고 인도하실 거야. 얼마나 멋진 인도하심일지 보자.” 기대가 되었다. 남편은 내가 무겁고 큰 가방을 가지고 다닐 것을 걱정했었는데 한국에 도착하여 공항에서 나와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 곳으로 나오니 날 기다리고 있다는 듯 버스가 서 있었고 기사님이 아주 친절하게 직접 가방 두 개를 옮겨주신다. 그리고 주엽역에서 내리려고 가방 한 개라도 들려고 하니 자신이 들어줄테니 하지 말라고 여러 번 당부하며 친절하게 또 나와서 옮겨주신다. 그곳에서 나와 집으로 가는 택시를 탈 때도 택시기사님이 친절하게 나를 맞아주면서 도와주셨다. 이런 작은 일도 주님은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에게 확인시키시며 보여주신다. 하나님의 약속은 진실하여 힘든 과정에 있을지라도 주님의 사랑의 메시지를 들으면 힘이 난다. 그리고 감격이 된다...앞으로 계속 주님을 보겠지.

날 사랑하시는 그분의 손길을 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