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2052년.

과학의 발전으로 지금 우리모두는 편하게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물론 엄청난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열심히 일한 나에게 시간여행을 신청할 돈이 드디어 모였다.

이 여행으로 지금 심각한 알코올중독에 빠진 아버지를 살리러 갈 것이다

시간 여행은 단5분. 이 짧은 시간을 위한 나의 돈1조원을 아낌없이 쓰기로 결심했다 

아버지의 폭행과 알코올중독으로 인하여 우리가족의 모두 불행해진 현실에 비하면

결코 큰돈이 아닐 것 이다.

시간은 1995년으로 맞추어진 여행을 신청하였다.

장소는 아버지가 유년 시절을 보내셨다는 그곳으로 하여 7살의 아버지를

만나 단단히 내 훈계로 교육을 받는다면 아버지는 지금의 아버지가

아닐 것 임을 확신한다.

시간여행을 통해 나는 7살의 솜털이 보송보송한 어린 아버지를 곧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 어린 아버지의 얼굴을 보자마자 심장이 터질 듯이 내 급한 마음은 요동쳤다.

붉어진 얼굴과 흥분된 마음으로 달려가 7살의 아버지에게 외쳤다.

어린 아버지에게 이야기할 시간은 촉박했다 단지 5분뿐인 시간이 쏜살같이 가는 듯 했다.

급한 내 마음과는 달리 자신에게 달려오는 어린 아버지는 고개를 들어 낯선 어른을 찬찬히 바라보았고 그 순진한 눈과 내 눈이 마주치자마자 난 크게 소리질렀다.

“너 커서 술 마시면 집안도 다 들어먹고 자식도 병신 되게 때리고 너의 아내는 화병으로

자살하게 되니까 절대 술 만은 마시면 안돼! 술 마실 거야??응? 술 마실 거니??그러니..”

준비했던 말이 아직도 남았는데 나는 이미 내가 살고 있는 시간인 현재 2052년으로

돌아온걸 알았다. 이제 아버지는 변하여 새사람이 되었으리라 기대하며 2052년의 아버지의 얼굴을 보러 부푼 가슴으로 집으로 달려 갔다.

아버지 방 문을 왈칵 열어보니 여전히 씻지 않은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지저분한 방안 곳곳에 놓인 술병도 여전했다. 또한 시간여행 전 아버지의 얼굴은 그전 그대로 주독이 가득한 얼굴로 “빨리 술 못 가져와?” 하며 내 뺨을 후려쳤다.

그 후 마음에 낙심을 가지지 않도록 다짐하며 내가 나의 말로 아버지를 세상에서 사람

구실하며 살 수 있을만한 명언 같은 말들을 궁리하며 더 열심히 일을 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3분을 겨우겨우 살수 있었다.

1995년으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은 오직 3분밖에 안됐지만 분명히 오랜 시간 내가 준비한 나의 명언에 아버지는 어린 날에 마음에 깊이 충고를 간직해서 지금 같은 삶을 선택하지

않으리라 확신했다.

타임머신은 나를 어린 7살의 아버지가 흙장난을 하고 있는 장소로 데려다 주었다.

우리 가정과 내 삶을 망친 아버지의 알코올중독과 니나노 인생은 나의 멋진 충고로

다시 되돌아 오길 간절히 바라며 난 작고 어린 아버지에게 더 큰 소리로 고함쳤다

“너 커서 술 마시고 사람 때리면 나중에 지옥 불에 들어간다. 거기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꺼지지 않는 불이 있고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곳이야. 그런 곳에 가려면 넌 술 마시고 사람들 때리면서 사는 거야. 사람 때릴 거야? 사람 때리면 안돼 특히 술 마시는 것 보다

사람 때리면......”

할말이 남았는데 3분이 번개같이 흘러버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시간인 2052년으로 돌아왔다. 이번에야 말로 아버지는 변해 있을 것이다 기대하며 집으로 뛰어갔다.

아버지의 방문을 열고 "아버지!" 부르는데, 내 얼굴에 아버지는 나에게 어퍼컷 펀치로

좀 더 세련된 폭력의 기술을 쓰시고는 "너 빨리 술 안사오면 죽여버린다" 라고

명령하며 자신이 감옥에 있을 때 일을 자랑스레 말씀 하셨다.

전과자까지 되어버린 아버지를 봤을 때 난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내가 협박했던 말들은 실제로 하지 말았어야 할 일들을 말한 것인데

어린 7살의 아버지는 내 말 그대로 실천해서 살았던 것이었다.   

마음이 힘들고 괴로운 시간이었지만 이제는 하나님께 기도 드리며 모든 일을 맡기고 눈물 흘려 기도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동안의 모으고 모았던

돈은 교만과 내 어리석은 지식을 가지고 아버지에게 헛된말을 하기 위한

시간여행이라는 사치상품을 사느라 먼지같이 없어져 버렸고 내 영혼은 오직 하나님만 바라볼 수 있었다. 점차 조급하고 불안한 내 마음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안으로 채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1분밖에 안되지만 시간여행 세일 상품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조급한 마음이 평안해 지니 하나님께 맡길 여유가 생겼고 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팔아

한번 더 시간여행을 신청했다.

1995년으로 가는 시간여행은 나를 7살의 아버지 앞으로 데려다 주었다.

아직도 흙장난에 열심인 어린 아버지에게 다가가 조용히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이야. 하나님께서는 너를 사랑하신단다.”

이 말이 끝나자마자 난 다시 내가 사는 시간인 2052년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제는 직장도 모아놓은 재산도 아무것도 내게는 없지만 하나님께 온전히 내 삶을 맡기기로 마음에 굳은 결심이 생겼기에 담대히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우리 집이 있어야 할 그 곳은 더러운 단칸방이 아니라 아름답고 튼튼해 보이는

집이 있었다. 난 그 집에 상기된 얼굴로 들어갔다. 그 집엔 멋지게 쓰여진 성경 말씀이

집안 이곳 저곳에 붙어있었다. 집에 들어가니 어디선가 조용히 읍 조리는 소리가 들려 그곳을 따라가보니 썩는 술 냄새가 아닌 꽃 향기가 은은히 나는 방이 있었다.

조용히, 그러나 평안한 음성으로 아버지의 성경 말씀을 읍 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방이 아버지의 방일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방으로 다가가는데

아버지께서는 조용히 성경을 읽고 계시던 중이셨다.

아버지는 인기척을 느끼시고는 울고 있는 내 얼굴을 감싸시며

“어서 오너라. 오늘도 하나님께서 널 지켜 주시기를 기도했단다.”

라고 하시며 내 뺨을 가격하던 그 손으로 날 감싸 안아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