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약간 늦게 잤다.
아내가 인천의 어느 교회에서 선교 강의가 있기에
함께 취침 시간을 맞춰주느라고.....
졸리는 눈으로 두런 두런 대화를 나누며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엔 78세 어머니를 뵈려고 경기도 시흥에도 가는 날인데.....
이미 잠에 골아 떨어진 아이들은 할머니집에 간다고 들떠
꿈나라에서 먼저 할머니에게 달려가 인사하고 부산하게 뛰놀고 있겠지....
새벽이 되었는데 몸이 약간 무겁다.
평소엔 4시50분 경에 일어나는데....
잠결에 약간 뒤척이다가 일어났다.
거실로 성경을 들고나와 말씀묵상(QT)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자동으로 시계를 봤다.
사진 액자 곁에 붙어있는 작은 시계가 5분을 가리켰다.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운동하려고 나갈 준비를 했다.
6시 10분부터 7시까지 운동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약간은 흐린 날....
집 앞 체육공원에는 풋살 경기장에서 축구를 하는 사람들 외엔
트랙을 도는 사람들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평소처럼 열심히 빠른 걸음으로 트랙을 돌았다.
늘 그렇게 하듯이
하나님께 감사하고 찬양하고....
기도가 필요한 자들을 생각하며 하늘 아버지와 대화를 했다.
언제나 곁에서
서로 사랑하며 지낼 수 있는 아내와 아이들로 인해 감사하고
선교지에 있을 때는
가까이서 뵐 수 없었던 어머님을 가까이서 찾아 뵐 수 있어서 감사하고
이 땅에서 섬기는 외국인 근로자들과
앞으로 우리가 갈 땅, 비록 지금은 내전의 고통에 신음하고 있지만
그 땅과 그 곳의 백성들을 구원하고자 하시는 그들을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간절한 사랑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하기만 하다.
또한
5월 한 달 내내 자신의 향기를 뿜어내고
더욱 짙은 신록으로 산화한 아카시아의 숭고한 희생과
하루 아침을 열어 가는 뻐꾸기의 청아한 소리와
자신의 존재감을 소리에 담아 당당하고도 우렁차게 드러내는 숫 꿩의 소리와 더불어
하늘 아버지의 사랑에 그저 감사하며 그 분을 찬양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59분을 가르키는 시간을 의식하며 운동을 급히 마무리했다.
아이들을 깨워야 하기 때문이다.
항상 매일같이 하는 일....
집에 들어와 불을 켜고, 극동방송 라디오를 틀고 아이들을 깨우다가...
그만 화들짝 놀랐다~
제멋대로 뒹굴다가 잔 녀석들 중 은수와 은성이가 문을 밀고 있기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아이들을 깨우다가 아이들 방에 걸려 있는 시계를 보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이미 8시를 지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 눈을 의심했다.
평소 같으면 7시를 넘어가고 있어야 할 시간인데....
아풀싸~~~!!
이미 운동하려고 올라 갔던 시간이
6시 10분이 아니라 7시 10분이었는 지도 모르고 나갔던 것이었다.
어쩐지 축구를 하던 사람들이 이상하게도 오늘은 일찍 마치고 가더라니....
어쩐지 평소에 뵙던 어르신네들이 안보였더라니.....
내가 운동을 다 마칠 때에는 한 사람도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네~......^_*
다 정상이었는데.....
처음부터 시간을 잘못 본 나만 시간의 정상궤도(?)를 살짝 벗어났었네....^^
나만의 착각때문에
성품 훈련 시간은 건너 뛸 수 밖에 없었지만....
나의 착시 현상(?)으로 인한 실수에도 불구하고
나와 아내, 그리고 아이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시간은
여전히 변함없이 새로운 하루의 소중한 가치속으로 고요히 흘러간다.
오늘 이 모든 시간도
하나님의 손길 안에서 감사와 찬양으로 가득 채워지는 시간으로 장식될 것이다.
사라진 한 시간으로서가 아니라 더욱 고귀한 가치로 채워진 한 시간으로....
아무리 '썸머타임(Summer Time)'을 거꾸로 한시간을 미루었어도.....^^
